나스닥 뒤흔든 위라이드, 엔비디아 5700만 달러 투자

 지난 14일,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WeRide)가 미국 나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5700만 달러(약 760억 원)를 들여 위라이드 주식 170만 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7달러 선을 오가던 주가는 장중 한때 35달러까지 폭등했다. 

불과 하루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어오른 것.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독주에 제동을 걸 강자가 등장했다”며 위라이드를 주목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제 자율주행 시장도 중국이 접수하는 건가?”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위라이드는 2017년 4월 설립된 이후 ‘최초’와 ‘최단’의 기록을 거듭하며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해왔다. 설립 39일 만에 폐쇄형 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완료했고, 2019년 11월에는 광저우에서 중국 최초의 L4(레벨4)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를 상용화했다. 자율주행 단계는 L0부터 L5까지 나뉘는데, L4는 운전자 개입이 거의 필요 없는 수준이다. 

특히, 2023년 5월에는 베이징 자율주행 시범구에서 로보택시 운영을 첫 번째로 승인받은 데 이어, 한 달 만에 상용화에 성공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지차성구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와이모(Waymo)보다도 빠른 상용화 속도”라고 평가했다. 누리꾼들은 “테슬라 긴장해야겠네”, “중국이 기술력으로 미국을 넘어설 날이 머지않은 듯”이라며 반응을 보였다.

위라이드는 중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최초로 L4 자율주행 버스를 개통했고, 12월에는 우버(Uber)와 손잡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상업용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스위스 취리히공항에서는 유럽 공항 중 최초로 상업용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개시하며 유럽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한 누리꾼은 “공항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실제로 타봤는데, 운전자가 없다는 게 믿기지 않더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위라이드의 성장 비결은 자체 플랫폼 ‘위라이드 원(WeRide One)’에 있다. 사용자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도로 상황과 운행 도시에 맞는 최적의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차량은 딥러닝 기반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스스로 향상시킨다. 


최신작인 무인 배달차량 W5는 최대 1톤 화물을 싣고 2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격리된 시민들에게 물과 식량, 의약품을 전달할 방안을 고민하던 한 쉬(토니 한) CEO는 “기술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며 W5 개발을 지시했다. 그는 “우리의 자율주행 기술이 전염병과 싸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