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토종 1위에서 꼴찌로 추락 .. 올해 독자 컨텐츠 없다

 토종 OTT 시장에서 한때 1위를 차지했던 웨이브가 올해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 디즈니+, 쿠팡플레이 등 글로벌·국내 경쟁자들이 화려한 라인업을 내세우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IT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웨이브가 콘텐츠 라인업 발표를 포기한 것은 내세울 만한 작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웨이브는 올해 개별 콘텐츠 공개 전략을 택하며 예능 콘텐츠를 중심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지난해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연애남매’, ‘피의게임3’ 등의 예능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한 해 40편 이상 쏟아내는데, 웨이브는 몇 편의 예능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 “드라마 한 편 없는 OTT라니, 경쟁이 되겠냐” 등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vs 토종 OTT, 자금력 차이는 점점 더 커진다

넷플릭스는 올해도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초호화 캐스팅을 완성했다. 특히 ‘오징어게임’ 시즌3, 아이유와 박보검의 ‘폭싹 속았수다’, 수지와 김우빈 주연의 ‘다 이루어질지니’ 등 화제성 높은 작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나영석 PD와의 첫 협업 예능까지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은다.

반면 국내 OTT들은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다. 한 콘텐츠 제작 관계자는 “배우 출연료는 하늘을 찌르고, 제작비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지만, 토종 OTT들은 해외 매출이 거의 없어 투자 대비 수익을 보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웨이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티빙과 쿠팡플레이에 밀려 1위에서 꼴찌로 추락한 데다, 최근 2년간 누적 적자만 2,000억 원에 달한다. 티빙 역시 지난해 4분기 1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리꾼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보다가 웨이브 틀면 화질부터 차이 남”, “이제는 드라마도 없고, 예능만 돌려막기 하는 느낌” 등의 반응을 보이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 찾을 수 있을까?

국내 OTT들이 글로벌 OTT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선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다. 티빙은 웨이브와 합병을 통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2027년까지 가입자 1,5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아시아와 미주 시장을 공략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의 장벽은 높다. 해외 진출을 한다 해도 넷플릭스만큼의 투자 여력이 없는 국내 OTT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해외 나간다고 누가 웨이브 보냐”, “국내에서도 망해가는데 해외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이럴 거면 차라리 넷플릭스에 팔리는 게 답”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