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꺾으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7일(한국 시각)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맨유를 1-0으로 제압하며 리그 2연승을 기록했다. 주장 손흥민(33)은 선발로 출전해 87분간 활약하며 결승골의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출전해 슈팅 3회, 키 패스 4회를 기록하며 토트넘 공격을 주도했다. 경기의 유일한 골은 전반 13분에 나왔다.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다. 공이 수비수에 맞고 흐르자 루카스 베리발이 다시 슈팅을 했고,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공을 제임스 매디슨이 마무리하면서 토트넘이 선제골을 가져갔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마티스 텔의 결정적 슈팅을 돕는 패스를 연결하는 등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비카리오 ‘철벽 방어’… 맨유, 끝내 무릎 꿇다
맨유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었지만, 토트넘의 골문을 지키는 굴리에모 비카리오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발목 골절 수술 후 12경기 만에 복귀한 비카리오는 이날 6차례 선방을 기록하며 ‘맨 오브 더 매치’급 활약을 펼쳤다. 맨유는 마커스 래시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라스무스 회이룬 등을 앞세워 공격을 시도했지만, 결정력 부족과 토트넘 수비진의 견고한 수비에 가로막혀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손흥민, 리더십 논란 속 ‘캡틴의 품격’ 증명
이번 승리는 최근 부진했던 토트넘과 손흥민에게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득점력 저하와 주장으로서의 리더십 부족 논란에 휩싸였던 상황.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결승골의 기점이 되는 등 공격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며 비판을 잠재웠다.
경기 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향한 비판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우리의 부진한 결과는 손흥민이나 내 전술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은 항상 비난할 대상을 찾고 싶어 한다”며 “쏘니(손흥민 애칭)는 여전히 쏘니다. 그의 리더십에 불만이 없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다면 나를 비난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손흥민은 감독의 신뢰 속에서 캡틴다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의 반등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전(2-0 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리며 리그 순위를 14위에서 12위로 끌어올렸다(승점 30·9승 3무 13패). 반면, 맨유는 2연패에 빠지며 리그 15위(승점 29·8승 5무 12패)로 추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