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릴 때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 유해 박테리아가 공기 중에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환풍기를 작동하면 이러한 위험을 10배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상 속 위생 습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중국지질과학대 연구진은 공공 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바이오 에어로졸(공기 중에 미세한 생물학적 입자)의 농도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정한 허용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중국의 한 사무실 건물 내 두 개의 화장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쪼그려 앉는 화변기와 비데가 설치된 양변기를 비교했다.
실험 결과, 화변기에서의 박테리아 배출량이 양변기보다 훨씬 높았다. 황색포도상구균은 4262%, 대장균은 1627%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변이 있는 상태에서 물을 내릴 때 박테리아 농도가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은 각각 2543%, 1627% 더 높은 농도를 나타냈다. 이는 바이오 에어로졸을 흡입할 경우 복통, 설사, 메스꺼움 등 각종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화장실 갈 때마다 바이러스랑 같이 숨 쉬고 있었다니 소름 돋는다”, “변기 뚜껑 닫으면 안전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 충격”, “화장실 들어가자마자 환풍기부터 켜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풍기의 효과가 특히 주목을 받았다. 연구진은 환풍기를 가동할 경우 바이오 에어로졸의 농도가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와지드 알리 중국지질과학대 연구원은 “환풍기와 공기 교환율을 최적화하면 바이오 에어로졸 노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화변기와 양변기 모두에 적용 가능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변기 뚜껑을 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박테리아 확산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 환경과학과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변기 뚜껑을 올리든 내리든 바이러스 입자 확산량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세균 확산 자체는 뚜껑을 닫았을 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변기 물을 내릴 때는 뚜껑을 닫는 것과 함께 반드시 환풍기를 돌려야 한다”며 “특히 가정 화장실에서도 이러한 습관을 들이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한편, 최근 연구 내용을 접한 김모(38)씨는 “평소에 별 생각 없이 물을 내렸는데, 이제는 환풍기를 켜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며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는 반드시 환풍기를 켜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작은 생활 습관 변화가 박테리아로 인한 건강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