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를 구독한다고?" .. 월 3~5만원, 반응은 '싸늘'

 교육부가 올해 1학기부터 전국 초3·4, 중1,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도입했지만, 실제 신청률은 32.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학교는 10곳 중 3곳에 불과한 가운데, AI 교과서의 구독료는 3만 원에서 5만 원 선으로 최종 합의됐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AI디지털교과서 선정 현황’에 따르면, 지역별 신청률 격차는 상당했다. 특히 대구교육청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의장이 교육감을 맡고 있는 영향으로 100% 신청률을 기록했지만, 다른 지역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지역별 신청률 편차…“교육 환경 따라 온도차 커”

지역별 신청률을 살펴보면 대구(100%)를 제외하고는 강원(49%), 충북·경북(45%), 경기(44%), 제주(41%), 부산(35%) 순으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세종(8%), 전남(9%), 광주(12%), 울산(15%) 등 일부 지역은 10%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교육계는 교육 환경과 준비 상태의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AI 교과서를 도입하려면 교과협의회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기기와 네트워크 인프라가 미흡한 학교는 신청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추가 선정과 지원을 통해 도입률을 더 높일 계획”이라며 “2025년에는 모든 학교에서 AI 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독료 3만~5만원 확정…“비용 부담 vs. 교육 혁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AI 교과서 76종 중 74종 발행사와 다섯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구독료를 최소 2만9750원, 최대 5만7500원으로 책정했다. 동일한 과목이라도 발행사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클라우드 이용료와 나머지 2종의 가격 또한 합의되는 대로 현장에 안내할 방침이다.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는 “공교육에서 디지털 교과서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과 “미래 교육을 위한 투자”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공교육인데 왜 교과서 구독료를 내야 하냐”, “학교 예산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AI 교과서로 개인 맞춤 학습이 가능해지면 그 정도 비용은 감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내놓고 있다.


준비는 끝났지만, 현장 혼란 여전…“교사·학생 적응 중요”

교육부는 올해 AI 디지털교과서 적용 학년에 필요한 기기를 완비하고, 전국 학교의 98%에서 ▲디바이스 성능 ▲충전보관함 ▲무선 속도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사용량이 많은 학교에는 10기가급 무선망을 구축 중이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수업 활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중학교 교사는 “기기와 시스템은 준비됐지만, 실제 교사와 학생들이 AI 교과서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수업을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교육부는 3월 새 학기 시작 전까지 AI 교과서 활용 방법과 행정 절차를 정리한 안내자료를 각 학교와 교육청에 배포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에 발생한 문제는 중앙상담센터(1600-2525, www.aidtbook.kr)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 교과서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춰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도구”라며 “2025년까지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