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미국 14개 주에서 플라스틱 컵을 퇴출하고 친환경 '컴포스터블 컵'을 도입했지만, 예상치 못한 고객 반발에 직면했다. 컵 소재에서 독특한 맛이 난다는 불만과 함께, 불투명한 디자인으로 인해 SNS용 사진 촬영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비즈니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11일부터 캘리포니아, 워싱턴, 하와이 등 미국 14개 주 매장에서 플라스틱 컵 대신 퇴비화가 가능한 친환경 '컴포스터블 컵'을 도입했다.
이 컵은 특수 성형 섬유로 제작돼 환경에 무해하게 분해되는 소재로, 외형은 종이컵과 유사하다. 스타벅스 측은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폐기물 감축과 지역 시장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틱톡 음료는 이제 불가능?'…SNS 사용자들 불만 봇물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SNS,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스타벅스 음료 인증샷’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에 불만이 집중됐다. 기존 플라스틱 컵은 투명해 음료의 색감과 토핑을 강조할 수 있었지만, 컴포스터블 컵은 불투명한 종이 재질이라 음료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스타벅스 음료는 비주얼이 반인데, 이제 무슨 재미로 주문하냐”, “틱톡 음료 트렌드는 끝난 것 같다”, “사진 찍어 올릴 맛이 사라졌다”는 불만 글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분명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건 좋지만, 브랜드의 매력 중 하나였던 ‘비주얼’을 무시했다”, “스타벅스는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다. 경험과 감성을 소비하는 곳인데, 그걸 망친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음료 샘, 화학 맛 논란…실용성도 문제
컵의 실용성에 대한 불만도 거세다. 일부 고객들은 컵과 뚜껑이 제대로 결합되지 않아 음료가 흘러내린다고 지적했다. 한 사용자는 "뚜껑이 헐거워서 커피가 옷에 튀었다"며 분노를 표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뚜껑에 입을 대고 마시면 화학 물질 맛이 난다. 플라스틱 뚜껑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스타벅스를 안 가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컴포스터블 컵의 초기 도입 과정에서 일부 불편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개선 가능한 사항”이라며 “친환경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인 만큼 고객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환경 정책과 정치적 대립…스타벅스, 계속 밀어붙일까?
스타벅스의 이번 정책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과 대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플라스틱 빨대 구매를 장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은 불필요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한 2035년까지 정부 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구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뒤집은 것이다.
스타벅스는 “환경 보호는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지속 추진해야 할 글로벌 과제”라며, 고객 불만에도 불구하고 컴포스터블 컵 도입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