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이자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다. 11일(현지시간) 두 사람은 약 30분간 진행된 공개 질의응답에서 연방 정부의 비효율과 재정 낭비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규모 개혁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연방 정부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파산할 수도 있다”며 “재정 적자를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역시 머스크의 주장에 동의하며 “국제개발처(USAID)는 무능하고 부패했다”고 일갈했다.
특히 트럼프는 이날 “연방 정부가 1명을 고용할 때 4명을 해고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머스크는 아들 엑스(X)를 대동하고 참석했으며, 엑스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정부 낭비 심각”... 머스크, 강도 높은 재정 개혁 예고
머스크는 이날 연방 지출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복지 시스템과 관료 사회의 비효율을 콕 집어 지적했다.
그는 “국채 이자가 국방부 예산보다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재정 낭비를 줄이지 않으면 미국이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나이가 150세인데도 여전히 사회 보장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다”며 “이미 죽었거나 아주 유명한 사람이겠지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24년 기준 1조8300억 달러에 달하며, 팬데믹 이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트럼프도 “정부 낭비가 1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머스크가 모든 진실을 밝힐 것”… 백악관, 머스크 전폭 지지
머스크와 트럼프의 만남 이후, 백악관도 머스크를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머스크가 아들 엑스를 무등 태우는 사진을 올리며 “머스크가 DOGE에 관한 모든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고 홍보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역시 트럼프와 머스크의 협력을 ‘트럼프X머스크’라 표현하며 강한 유대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와 트럼프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날 두 사람은 백악관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머스크도 비선출직 아닌가?”… 미국 언론, 회의적 시각도
한편, 머스크의 행보를 두고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연방 재무부의 결제 시스템 개혁과 관련해 “재무부는 기본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며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는 비선출 관료들이 아니라, 대중이 선출한 대표자가 기관 운영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머스크 역시 비선출직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에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연구원(IES)의 예산 9억 달러를 삭감했다”며 “DOGE가 예산 감축과 공무원 감축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머스크 자신도 납세자의 돈을 운용하는 위치에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머스크가 USAID(국제개발처)에 대해 “의심스러운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