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적대적 인수’ 카드 꺼냈다… 오픈AI vs xAI 전면전 시작

 오픈AI 공동 창립자였던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와 샘 올트먼(오픈AI CEO)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오픈AI가 설립 이념을 배신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오픈AI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1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측은 오픈AI의 비영리 법인을 통째로 974억 달러(약 141조 원)에 사들이겠다는 입찰서를 제출했다. 머스크는 오픈AI를 자신이 운영하는 AI 기업 ‘xAI’와 합병해 본래의 ‘안전하고 개방적인 AI’로 되돌려 놓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은 오픈AI에 의해 단칼에 거절당했다.


오픈AI “됐어요, 대신 트위터 팔래?”… 머스크 ‘발끈’

오픈AI의 반응은 가히 ‘조롱’에 가까웠다. 공식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됐어요(no thank you). 하지만 원하신다면 트위터를 97억 4000만 달러(약 14조 원)에 인수할게요”라고 응수한 것이다. 이는 머스크가 2022년 440억 달러(약 63조 원)에 트위터를 인수했던 가격의 4분의 1 수준으로, 노골적인 비꼼이 담겨 있다. 이에 머스크는 “사기꾼(swindler)”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격하게 반응했다.

이후 머스크는 샘 올트먼을 정면으로 저격하는 SNS 게시물을 연이어 올렸다. 2023년 올트먼이 미국 상원 AI 청문회에서 “건강보험 낼 정도만 벌고 있다”고 발언한 영상을 공유하며 “사기(Scam) 올트먼”이라는 문구를 덧붙인 것이다. 올트먼이 AI 사업으로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지 않는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오픈AI의 영리화 움직임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가까워진 올트먼?… 머스크, AI 패권 다툼에 ‘격분’

머스크의 이 같은 ‘기습 인수 제안’이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샘 올트먼의 최근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머스크가 미국 AI 정책의 중심이 되기를 원했지만, 올트먼이 백악관과 긴밀히 움직이면서 머스크를 배제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손정의(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오라클 회장), 그리고 샘 올트먼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AI 합작사 ‘스타게이트’ 출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후 머스크는 “그들은 돈이 없다”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깎아내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AI 정책의 주도권을 빼앗긴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AI 인수 가능성은 ‘제로’… 머스크, 계속 물고 늘어질까?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오픈AI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 기업 가치가 급등한 상황이며, 매각할 의사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AI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올트먼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는 AI 산업의 지배력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며, AI 패권 다툼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