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부족한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전형이 ‘정시’다. 하지만 이제는 정시에서도 학생부 반영이 확대되면서 수능만으로 대학을 준비하는 ‘정시러’들에게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2026학년도부터 고려대, 연세대,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정시에서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비율을 늘리면서, 수험생들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13일 진학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들은 크게 ‘교과성적(정량평가) 반영 대학’과 ‘정성평가 반영 대학’으로 나뉜다. 학생부 반영 방식과 비율이 대학별로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교과성적 반영 대학… 고려대·연세대, 정시에도 ‘내신 영향력’ 확대
고려대는 2024학년도부터 ‘교과우수전형’을 도입하며 정시에서 교과성적을 20% 반영하고 있다. 모든 교과목의 성적을 평가해 평균 등급을 산출하며, 내신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단, 수능 100%로 선발하는 일반전형도 유지되므로 자신의 내신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연세대도 2026학년도부터 정시에 학생부 반영을 도입한다. 모든 모집단위(예체능 제외)에 학생부 5%가 반영되며, 교과성적과 출결이 평가 요소로 포함된다. 진학사 측은 “내신 반영 비율이 5%로 낮은 편이지만, 정시에서는 1점 차이가 당락을 가를 수 있는 만큼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성평가 반영 대학… 서울대, 부산대, 한양대까지 확대
서울대는 이미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 학생부 정성평가를 도입했다. 지역균형전형에서는 40%, 일반전형에서는 2단계에서 20%가 반영된다. 단순한 등급 반영이 아닌 ‘교과 이수 현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업 충실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 정시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은 내신뿐 아니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부산대는 2025학년도부터 의예과에 학업역량평가(20%)를 도입했으며, 2026학년도부터는 치의예과에도 확대 적용한다. 또한 성균관대 사범대학은 2026학년도부터 학생부 종합평가(20%)를 반영하며, 한양대도 정시에서 학생부종합평가(10%)를 도입해 고교 교육과정 충실도 및 교과 성취도를 평가한다.
“정시도 내신 필요… 수능만으로는 상위권 대학 어려워”
전문가들은 주요 대학들이 정시에 학생부를 반영하는 이유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미리 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시에서도 학생부 반영이 확대되면서, 이제 수능 성적만으로는 일부 대학 진학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며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내신과 수행평가 등 교과 활동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정시는 더 이상 ‘순수 수능 전형’이 아니다. 수능 점수만으로 대학을 가겠다는 전략은 위험할 수 있으며, 정시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내신과 학생부 관리에 신경 써야 할 시대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