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계엄령 다시 선포해야", 헌재 앞 '탄핵 무효' 외친 2000명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마지막 증인신문이 진행된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은 대통령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약 2000여 명의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를 외치며 결속을 다졌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UDT(해군 특전요원)로 계엄령을 다시 한번 해야 한다"는 자극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 5시 35분,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해 "헌법 위에 국민 저항권이 있다"며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해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확실히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재판하는 8명이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게 아니다. 국민이 그 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엄령 언급, 반헌법적 발언에 우려 확산

전광훈 목사의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장관, 차관 중 배신자를 가려냈느냐"며 "앞으로 국정 운영할 때 나와 상의하라"고 말해 정치적 개입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종교인이 왜 국정 운영에 개입하려 하냐", "계엄령을 다시 선포하자는 건 민주주의 부정 아닌가?", "헌법재판소를 무시하는 발언에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수 성향의 유튜버 우동균 씨 역시 "계엄은 대통령의 권리"라며 전 목사의 주장에 동조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보석 청구와 구속 취소 청구가 모두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슴이 아프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멸공” 구호와 욕설…시위 수준 도 넘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과격한 발언과 행동도 잇따랐다. 지지자들은 골목마다 "멸공"이라는 구호를 주고받으며 결속을 다졌고, 헌법재판소 문형배 권한대행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는 확성기로 "XX 판사 구속하라"며 고성을 지르거나, "X르노 판사", "야X 판사"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시위를 하려면 최소한의 품격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과격한 표현이 오히려 지지층 이미지만 망친다", "법치주의를 외치면서 법을 무시하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캡틴 아메리카 등장에 유동규까지…집회는 점점 혼란으로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14일 주한중국대사관 난입 시도로 화제가 됐던 '캡틴 아메리카' 복장의 40대 남성이 또다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방패까지 들고 현장에 나타났으나 경찰의 제지로 행동이 제한됐다.

또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집회에 참석해 논란을 키웠다. 유 전 본부장은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을 같은 날 진행하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자유통일당에 입당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인물로, 최근 보수 진영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10차 변론을 끝으로 증인신문을 마무리했다. 최후 변론은 오는 25일 오후 2시로 예정됐으며, 이후 재판부의 최종 결정만 남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8시 58분, 법무부 호송차량을 타고 헌법재판소를 떠나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