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대형항공사(FSC)를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을 포기하기보다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결과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대한항공 여객기 이용객 수는 219만9752명으로, 지난해 1~2월 평균인 194만8255명보다 12.9%(25만1497명)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133만5700명에서 154만126명으로 15.3%(20만4426명)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무안공항 사고 이후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심리가 FSC 선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LCC 8개사(에어로케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여객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국내선 여객 수는 지난해 1월 166만8638명에서 올해 1월 140만8069명으로 15.6%(26만명)나 줄었다. 무안공항 사고 당사자인 제주항공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작년 1·2월 평균 74만명 수준에서 올해 1월 60만7153명으로 10만명 이상 감소했다. 국내선 역시 37만~39만명대를 유지하던 여객 수가 27만3948명으로 급감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가격이 싸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LCC 이용할 때마다 불안해서 대형항공사로 갈아탔다”, “안전점검 강화 없이 가격 경쟁만 하다 생긴 결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무안공항 사고와 뒤이어 발생한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로 LCC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여행업계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예약률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며 “소비자 신뢰를 되찾기 위해 안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LCC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난 4일 국토부는 항공안전 혁신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LCC의 정비 역량 강화, 높은 항공기 가동률 관리, 공항 건설 및 운영 규정의 불일치 해소 등을 주제로 논의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오는 3월 말 발표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가 다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안전 관리 체계 개선과 투명한 운영이 필수”라며 “정부와 항공사가 함께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