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현 다가와시의 무라카미 다쿠야 시장(54)이 불륜 관계에 있는 여성 직원을 공무 출장에 동행시키고, 같은 호텔 방에서 숙박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세금으로 충당된 출장 비용으로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2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무라카미 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의혹에 대해 “대체로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낮에 공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면, 밤은 공무 외의 시간이라고 판단했다”며 출장 중 불륜 관계에 대해 해명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더 큰 비난을 불러왔다.
세금으로 불륜 출장?…'낮엔 공무, 밤엔 사생활' 황당 해명
무라카미 시장의 불륜 사실은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의 보도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체는 지난 16일, 무라카미 시장과 여성 직원이 호텔에서 함께 나오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과 함께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했다. 해당 여성 직원은 무라카미 시장과 약 1년 전부터 불륜 관계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8월에는 시장 비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이동된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무라카미 시장은 2023년 11월과 2024년 1월 도쿄에서 열린 전국 시장 회의 출장에서 이 여성과 같은 호텔 방을 사용했다. 또한, 올해만 10차례 이상 해당 직원을 동행시켰고, 출장 경비는 모두 시 예산에서 충당됐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개인적 만남을 위한 출장에 시민의 세금을 썼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과는 했지만…보수 30% 감액으로 무마 시도
무라카미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솔하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시민의 신뢰를 저버렸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남은 임기 동안 보수를 30% 감액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오히려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누리꾼들은 "불륜을 세금으로 즐기고, 월급 조금 깎는 걸로 끝내겠다는 거냐", "공무 외 시간? 호텔비는 세금인데 그게 말이 되냐", "시장직 사퇴가 답이다"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사퇴 요구 빗발…정례회서 '보수 감액 조례안' 상정 예정
다가와시 측에 따르면, 불륜 보도 직후 시청에는 항의 전화와 메일이 폭주하고 있다. 시의회 역시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가와시의 한 시의원은 "세금이 사적인 관계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만으로도 시장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무라카미 시장은 사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정례회에서 자신의 보수 30% 감액과 관련된 조례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무라카미 시장의 임기는 2027년 4월까지로,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그의 정치적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