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기준 금 1g 가격은 15만 8870원으로, 올해 초(12만 8790원)보다 23% 급등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황금박쥐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도 16년 만에 엄청난 가치 상승을 기록했다. 2008년 27억 원을 들여 제작했던 황금박쥐상의 현재 가치는 무려 261억 5563만 원(금값 257억 3694만 원, 은값 4억 1840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한때 ‘혈세 낭비’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던 황금박쥐상은 이제 ‘비트코인·테슬라·엔비디아보다 더 성공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금박쥐상, 논란에서 ‘대박 투자’로… 가치 10배 상승
황금박쥐상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황금박쥐 162마리가 1999년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해 제작됐다. 2005년 제작을 시작해 2008년 완성됐으며, 당시 순금 162㎏(27억 원), 은 281㎏(1억 3000만 원) 등 총 28억 3000만 원의 재료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거대한 금동 조형물에 군 예산을 투입한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예산 낭비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금값 폭등으로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16년 만에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2010년 황금박쥐상을 만들고 남은 금 19.31㎏, 은 8.94㎏, 보석 0.19㎏ 등을 활용해 6600만 원을 들여 만든 금 장식물 ‘오복포란’의 가치도 30억 8000만 원으로 급등했다.
관광 명소로 ‘대박’… 보호·보안 시스템도 최고 수준
황금박쥐상은 지난 16년 동안 황금박쥐생태전시관 지하에 보관되며 일부 기간에만 공개됐지만, 지난해 4월 함평나비대축제에 맞춰 함평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으로 이동하며 상시 전시가 시작됐다. 150억 원이 넘는 조형물을 옮기는 데만 5억 원이 투입됐으며, 전시 공간 또한 최고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갖췄다.
황금박쥐상은 3㎝ 두께의 방탄 강화유리 원통형 전시관에 보관되며, 적외선 감지장치, 동작 감지기, 열 감지기가 설치돼 철저한 보안이 유지된다. 또한, 보안업체와 연계된 24시간 무인경비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간 2100만 원의 보험에 가입해 파손이나 분실 시 전액 보전이 가능하도록 대비했다.
황금박쥐상, 함평군 대표 ‘효자 관광상품’ 등극
황금박쥐상은 관광 명소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함평 국향대전을 찾은 방문객(5만 1599명) 중 1만 9890명이 황금박쥐상이 전시된 추억공작소를 찾았다. 이는 같은 행사에서 운영된 나비곤충생태관(1만 1918명), 식물전시관(1만 5358명)보다 높은 수치로, 황금박쥐상이 함평군의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황금박쥐상을 365일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세금 먹는 하마’라 불리며 논란이 됐던 황금박쥐상은 이제 함평군의 ‘최고의 자산’으로 떠올랐다. 금값 상승과 함께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황금박쥐상이 앞으로도 함평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