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자신했던 xAI의 최신 인공지능 챗봇 ‘그록(Grok)3’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직접 시연회를 열어 그록3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일부 기능에서 기존 AI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였으나,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학·코딩 성능 최고"… AI 시장의 판도 흔들까?
머스크는 18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의 참석 도중 그록3 시연회를 열었다. 그는 "그록3는 수학, 과학, 코딩에서 구글의 제미나이, 딥시크의 V3, 엔스로픽의 클로드, 오픈AI의 GPT-4o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자체 평가 그래프를 공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순간은 ‘테트리스와 비주얼드(Bejeweled)를 합친 게임을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은 후, 단 10분 만에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었다. AI 전문가 안드레이 카르파티는 이에 대해 “이 정도 속도로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AI는 많지 않다”며 “오픈AI의 200달러짜리 고급 추론 모델과 비슷한 성능”이라고 평가했다.
그록3의 성능 향상에 회의적이었던 AI 스타트업 코히어의 에이단 고메즈 CEO조차 “그동안 너무 비판적이었다. 그록3는 확실히 멋지다”며 머스크에게 사과했다.
“최고의 AI”라지만…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그록3의 성능이 향상된 것은 분명하지만, 기존 AI 모델과의 격차가 압도적이지는 않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 그록3는 음성모드를 지원하지 않으며, AI 모델 훈련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한 달 전 사전 훈련을 마쳤고, 지금은 추론 기능을 통합하는 중"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며, 훈련이 완전히 종료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또 미완성 제품을 자랑하는 건가?", "음성 모드 없으면 좀 애매한데", "GPT-4보다 나은 점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AI 모델 경쟁 격화… ‘그록3’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
그록3는 오직 X(구 트위터)의 프리미엄 플러스(+) 회원만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낮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기존 월 22달러(약 2만 9000원)였지만, 그록3 출시와 함께 50달러(약 6만 6000원)로 인상됐다. 여기에 머스크는 ‘수퍼 그록’이라는 신규 구독 서비스 출시도 예고했다.
AI 시장에서 ‘최신 모델’이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이에 따라 AI 업계에서는 기존 GPT-4o, 제미나이 등 사용자가 굳이 그록3로 갈아타지 않고,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머스크는 그록3의 훈련이 끝나는 대로 이전 버전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최신 소형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도 있다"고 응수하면서 AI 업계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