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기준 계란 12개 가격이 4.95달러(약 7,100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계란값 부담을 덜기 위해 직접 닭을 키우려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는 15일(현지시간)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APPA) 자료를 인용해, 현재 약 1,100만 가구가 뒷마당에서 닭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8년 580만 가구에서 불과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에서 닭은 이제 개와 고양이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 있는 반려동물이 됐다. 하지만 과연 집에서 닭을 키우면 계란값을 아낄 수 있을까?
닭 키우면 계란값 절약될까? 전문가, "오히려 돈 더 든다”
닭을 키우면 계란을 무료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 내 닭 대여 서비스 업체 ‘렌트더치킨’의 공동 소유주 젠 톰킨스는 “날씨가 온화한 봄과 가을에는 생후 3년 이하 암탉 두 마리를 키울 경우 주당 8~14개의 계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초기 비용이다. 닭장을 짓고 필요한 준비를 갖추는 데만 500달러(약 72만 원)가 들어가고, 이후에도 모이값과 관리비로 매월 20달러(약 2만 9천 원)가 지속적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닭똥을 치우는 노동력까지 고려하면, 단순히 돈을 아끼기 위해 닭을 키우는 것은 그리 경제적인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누리꾼들도 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닭 키우면 계란 공짜 아니었어? 돈 더 드네”, “계란값 아끼려다 노동력까지 뺏기는 거 아냐?”, “귀여워서 키운다 치면 모를까, 돈 때문이라면 손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계란값 잡을 수 있을까? “협동조합이 대안”
계란값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닭을 함께 기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한 가정이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투자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닭을 여러 마리 키우거나 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하면 계란 1개당 생산 비용을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철저한 계획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가정도 많다.
닭을 직접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톰킨스는 “AI의 주요 감염원은 야생 물새인데, 우리 고객들의 정원에는 야생 물새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위해 닭장을 드나들 때는 전용 신발을 신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할 것을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