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이후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녀의 위치를 추적하고 보호할 수 있는 ‘아이 보호 앱’ 설치가 급증하고 있다.
14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자녀 보호 및 위치 추적 기능을 제공하는 ‘파인드마이키즈’ 앱의 신규 설치 건수가 사건 전과 비교해 70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10일까지만 해도 하루 신규 설치 건수는 254건에 불과했지만, 사건이 발생한 11일에는 무려 1만7874건으로 치솟았다.
특히 2월 초만 해도 하루 평균 200~600건 수준이었던 신규 설치 건수는, 사건 이후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자녀 안전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시간 위치 확인 필수'… 이용자 수 하루 만에 2배 증가
이 앱을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이용자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건 발생 전인 2월 1일부터 10일까지 ‘파인드마이키즈’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DAU, Daily Active Users)는 1만~2만 명 수준이었으나, 11일에는 3만8562명으로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앱은 단순 위치 추적뿐만 아니라, 자녀가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통해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상태 확인, 사용 앱 모니터링 기능까지 갖춰져 있어 부모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사건 이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출산·육아 부문 인기 앱 1위에 오르며, 현재까지 5000만 명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누리꾼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 애들 학교 갈 때마다 불안해서 못 견디겠다", "우리 애 폰에도 당장 설치해야겠다", "세상이 너무 무서워졌다… 제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 소리 듣기’ 기능… 사생활 침해 논란도
하지만 이 같은 앱 기능이 도청 등 사생활 침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은 원래 아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이지만, 악용될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자녀 보호를 위한 기능이지만, 부모가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감시 수준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악용하면 불법 도청도 가능하지 않나?"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아이 가방에 넣어진 녹음기로 인해 생활지도권 보장을 원하는 선생님들의 파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올바른 사용법과 법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기술보다 사회적 제도 마련이 시급'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녀 보호 앱’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증가했지만, 기술적 보완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적 해결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모들의 불안이 앱 설치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파인드마이키즈’ 앱 설치 증가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