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14일(현지시간) 새벽, 정체불명의 폭발이 발생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체르노빌 원전 4호기 잔해가 있는 격납시설에서 새벽 1시 40분경 폭발음이 들렸다"고 밝혔다. 불과 몇 분 만에 소방인력이 투입됐으며 다행히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IAEA는 "내·외부 방사능 수치는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혀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체르노빌 원전이 여전히 고농도의 방사능 물질을 보관하고 있는 시설인 만큼, 이번 폭발의 정확한 원인을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러시아 드론 공격” vs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도발”
사건 발생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체르노빌 원전이 러시아의 타깃이 됐다"며 "현재까지 방사선 수치는 안정적이지만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즉각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핵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꾸민 또 다른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도 "젤렌스키가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앞두고 서방의 관심을 끌기 위해 벌인 퍼포먼스일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양국의 주장이 충돌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놓고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러시아가 원전까지 공격하면 미친 거 아니냐?", "우크라이나가 거짓말하는 거면 정말 위험한 조작이다", "체르노빌이 또 터지면 유럽 전체가 위험해진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직후 터진 폭발
더욱 주목할 점은 이번 폭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통화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중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으며, 그의 개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번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개입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일부러 사고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쟁 중 체르노빌과 같은 핵 관련 시설이 공격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체르노빌, 아직도 ‘핵 폭탄’ 같은 위험지대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장소다. 당시 원자로 폭발로 방출된 방사능은 체르노빌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까지도 반경 30km가 ‘소개 구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현재 원자로의 가동은 모두 중단된 상태지만, 여전히 대량의 사용 후 핵연료가 냉각 시설에 보관되어 있다. 만약 이번 폭발이 핵 연료 저장고에 영향을 미쳤다면, 체르노빌 사고의 악몽이 다시 반복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