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신흥 안전자산으로 떠오른 비트코인에 몰리고 있다. 특히 금은 골드바 공급이 중단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비트코인 역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자금이 몰려들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1BTC당 약 1억 46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년 전 7000만 원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가격이다. 같은 날 한국금거래소에서 금 1㎏ 시세는 1억 5867만 원을 기록해, 비트코인이 금의 단위당 가격을 거의 따라잡은 모습이다.
특히 3년 전인 2022년 2월 14일, 비트코인 가격이 5159만 원, 금 1㎏이 8267만 원으로 금이 약 60%가량 더 비쌌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비트코인 상승세는 압도적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1BTC 가격(약 9만 4000달러)이 1㎏ 골드바 가격(약 9만 6000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비트코인, ‘디지털 금’으로 자리 잡나?
비트코인이 금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한 배경에는 제도적 변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점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도 점점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분위기다. 김지윤 하나은행 GOLD PB부장은 “트럼프 정권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VVIP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비중을 높이는 추세”라고 밝혔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 지점장도 “트럼프 내각 인사들이 대부분 친(親)코인 성향을 보이고 있어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반응도 뜨겁다. "비트코인이 금을 넘었다고? 미쳤다", "이러다 진짜 비트코인이 글로벌 기축자산 되는 거 아님?", "정부가 인정하면 은행에서도 코인 투자할 날 오는 거 아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내 투자금 10조 원 돌파… 예치금 2배 증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기준 5조 2154억 원이었던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원화 예치금 규모는 지난달 10조 6561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비트코인이 1억 원을 돌파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예치금이 한 달 만에 4조 1441억 원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사와 전문 투자 법인 3500여 곳에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면서, 향후 가격의 안정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비트코인 투자, 신중해야 할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금보다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신중한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PB센터 부센터장은 “고객들 중 비트코인을 묻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지만,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5~10% 이내로 가져가고, 반드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이 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디지털 금’으로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과연 금융 시장에서 진정한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