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1만원',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접수 완료'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휩쓸고 있다. 최근 A씨는 10만 원대에 판매되는 고급 게이밍 키보드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단 1만 원에 구매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품질이 걱정됐지만 생각보다 괜찮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놀라운 가성비를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는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미 월간 카드 결제 금액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700만 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1월 온라인 쇼핑 카드 결제 금액 톱10’ 리포트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1119억 원으로 이커머스 업체 중 9위를 기록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4%나 상승한 수치다. 특히 재구매율은 56%에 달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진짜 싼 맛에 사는 거지, 품질 기대 안 하면 괜찮음", "배송만 한 달 기다릴 수 있다면 꿀템 득템 가능", "근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있었잖아, 찝찝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성공 뒤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자,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을 새로운 전략적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 실제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도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함께 테무 역시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무는 국내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을 추진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와 더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제2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이들의 공세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다. “국내 쇼핑몰들 긴장해야겠네”, “싼 게 좋긴 한데, 안전기준 문제는 해결해야지”, “배송 속도만 더 빠르면 쿠팡보다 나을 수도” 등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공세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